운명의 끈이 다시 이어졌다. 4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오는 '야인' 김호(63) 감독과 한국 축구를 뒤흔들었던 '풍운아' 고종수(29)가 대전 시티즌에서 스승과 제자로 다시 만난다.
대전 시티즌은 13일 최윤겸 감독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새 사령탑에 김호 전 수원 감독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연봉 및 계약 기간 등 세부 조율 사항을 남겨두고 있는 김호 감독과 대전 측은 16일 오전 구단 사장실에서 취임식과 기자회견 등을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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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이영해 지원팀장은 " 아직 조율할 부분이 남았지만 김호 감독께서 대전에 오기로 결심했고 통보해주셨다. 당장 17일 있을 브라질 SC 인터나시오날과의 친선전부터 벤치에 앉으실 예정이다 " 라고 말했다.
김호 감독의 '깜짝 부임'은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3년 수원 감독 직에서 물러난 뒤 축구지도자협의회의 공동의장을 역임하는 등 축구계와 관련한 일을 했지만 좀처럼 현장으로는 복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축구전문지 < 포포투 > 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향 통영에 내셔널리그 팀을 창단하기 위한 준비 작업 중임을 전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대전이 실시한 감독 공모에 김호 감독이 지원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며 현장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기 시작했다. 대전 측도 이사회를 통해 흐트러진 팀을 이끌 가장 현실적인 카드로 김호 감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새 사령탑으로서 현장에 복귀하게 된 김호 감독의 거취로 가장 관심을 불러모으는 것은 역시 고종수와의 재회다.
김호 감독과 고종수는 특별한 사제지간으로 통한다. 96년 금호고 졸업 후 수원에 입단, 프로에 데뷔한 고종수는 김호 감독의 지도 속에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발전해나갔다. 99년 4관왕을 달성하며 90년대 말 K리그에 수원 삼성 시대를 열었던 두 사람은 2002년 고종수가 J리그 교토 퍼플상가로 이적하며 작별했다. 고종수는 2년 뒤 수원으로 복귀했지만 이미 김호 감독이 팀을 떠난 뒤였다.
2004년 이후 고종수는 임의탈퇴와 전남으로의 이적, 재계약 실패 후 잠적 등 선수로서 가장 큰 위기에 빠졌다. 그 시기에도 김호 감독은 언론과 개인적인 연락을 통해 제자에게 애정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초 오랜 방황을 끝내고 대전으로 복귀한 고종수는 몸 만들기에 전념하며 그라운드 복귀를 준비해왔다. 최윤겸 감독의 해임으로 주춤거릴 수 밖에 없었던 그에게 '김호'라는 새로운 태양이 뜬 셈. 누구보다 고종수를 잘 알고 있는 김호 감독도 그의 부활을 적극 도울 것으로 보인다.
4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하는 K리그 최다승의 명장과 다시 포효할 날을 기다리던 '앙팡 테리블'의 재회. 위기의 대전이 새롭게 태어날 지에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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