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눈발속에서는 - 서정주 - 누적조회 1103 : 오늘조회 1 : 어제조회 3
Beautiful_Life/Books
2005/04/2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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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낯이 붉은 處女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울고
웃고
수구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運命들이 모두 다 안끼어 드는 소리. ‥‥‥
큰놈에겐 큰눈물 자죽, 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이얘기 작은이얘기들이 오부록이 도란그리며 안끼어 오는
소리.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속에서는
山도 山도 靑山도 안끼어 드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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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도 문자도 없던 시절에 왜 서정주 시인은 "괜찮다"를
발음나는대로 썼을까..그 시대 시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단어의 파괴조차도 "괜찮게" 용납할 수 있는 시인의 정서를 보여주려는 것인지..
아무튼..내가 이 시를 좋아하는 것은
"괜찮다..괜찮다.."의 반복 때문이다.
세상을 많이 아는 지혜로운 한 할아버지가 아직 파랗기만한 젊은이의 등을 두드려 주는 느낌이랄까..
토닥토닥..
어느 책에서 읽었다.
'자..왼쪽 손을 앞으로 뻗어 등 뒤 오른쪽 날개죽지에 대세요. 그리고 오른쪽 손을 뻗어 왼쪽 날개죽지에 대세요. 그러곤 힘을 주세요'
이 구절을 지하철에서 읽곤 혼자 씩 웃었던 적이 있다.
어떤 모양이 되는가?
자신을 안아줄 수 없는 사람은 타인을 껴안을 수 없다.
그 이후로 난, 종종 이 자세를 취한다.
누군가가 아니어도, 나를 안을 수 있는 고마운 방법.
신기하면서 재미있다.
다시 토닥토닥..
그래..다 괜찮다..
모든게 괜찬타...괜찬타...다 괜찬타..
올해 겨울, 내리는 눈발속에서
나는 무엇이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포근함 속에서 누구를 안아줄 수 있을까.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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